주40시간·주5일 근무제는 임금·노동조건 저하없이 시행되어야 한다!

  - 근로시간단축논의에 대한 한국노총의 입장 -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와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실업문제의 연대적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실 노동시간은 줄어들어야 하며, 기존의 임금 노동조건과 생활수준은 유지되도록 제도와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이 올바른 원칙과 방향에서 제대로 추진될 때만이, 국민의 삶의 질은 향상되고, 경제상황은 호전될 것이며,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적 복지의 핵심적 내용이자, 우리사회가 선진복지 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필수적 과제이며, 노동시간 단축에 있어서 정부의 올바른 원칙의 확립과 확고하고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관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매우 우려스럽고 혼란하기 짝이 없다.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철학과 원칙이 없으며, 정부부처간 통일되고 일관된 입장이 없다. 입법화를 위한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도 없으며, 그저 그때그때 시류에 영합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대안은 올바른 현실인식과 과학적 진단에 기초하여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럴때만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노동자를 비롯한 국민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법정 노동시간의 단축, 할증률의 인상과 초과노동시간 한도의 강화를 통한 잔업시간의 엄격한 규제, 휴일휴가의 확대와 소진 촉진,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과 사용자의 불법행위나 악용 방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대안일 것이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기존 휴일휴가의 축소나 임금저하, 탄력적 근무제도의 확대나 노동시간 단축과 관계없는 생리휴가제도의 무급화 등은 아무런 원칙도 없이 노사 양측의 주장을 적당히 절충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연월차를 통폐합하면서 기존의 연월차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잘못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임금은 보전되어야 하며, 기존에 노동자의 권리로 확보된 제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탄력적 근무제도는 장시간 노동의 원흉으로써 노동시간 단축의 취지와 어긋날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헤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다. 그러기에 탄력적 근무제도는 실 노동시간이 주당 40시간 이하로 떨어지는 때가 되어 도입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산업현장에서 노사간 자율적 협상에 의해 기존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저하없는 주 5일근무제 또는 주 42시간 노동제는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노동자의 의식변화와 여가에 대한 요구의 증대, 국제 무역환경의 변화와 통상마찰의 증가 등에 따라 급속하게 확산되어 갈 것이다. 따라서,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도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이 예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계가 임금노동조건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주 5일근무제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노사관계의 파행만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경영계는 주 5일근무제와 주 40시간 노동제가 가져올 순기능인 생산성 향상과 노사관계 안정에 주목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지연 또는 저지시키려는 무모한 '조건'을 제시하고 '쟁점'을 확대하기보다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국적 견지에서 주 5일근무제와 주 40시간 노동제의 도입에 적극 협조하여야할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에 있어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주 5일 근무제는 도입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도입하는 과정과 절차 역시 중요하다. 다소 힘들더라도 노사정간의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실시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그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듯이 보이는 길이 결국은 빨리가는 길임을 우리는 수많은 민주적 노사관계를 통해 확인해 왔다. 문제는 정부의 올바른 역할이다. 정부도 더 이상 노사 주장의 원칙없는 절충으로 시간을 낭비하면서, 노사간의 합의만을 강조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입법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실천계획 수립 등 정부부처내 공통의 정세인식과 원칙의 확립 위에 주 5일근무제와 주 40시간 노동제를 조기에 실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대로 2002년 1월 1일부터 공무원과 교육부문부터라도 주40시간 노동과 주 5일근무제의 즉각 시행을 선언해야할 것이다.

재차 강조하거니와 기존의 임금 노동조건 저하를 초래하는 어떠한 시간단축 논의도 의미가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나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노동자들은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하며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또한, 다양한 노동자들의 선택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주 40시간 노동과 주 5일근무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연내에 입법화되어 2002년 1월 1일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한국노총은 우리의 요구 관철을 위해 협상과 투쟁의 원칙아래 오는 9월 11일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를 개최할 것이며, 이어 회원조합대표자회의와 전국임시대의원대회를 잇따라 열어 향후 투쟁방향을 수립하고 총력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01년 8월 3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 원 장 이 남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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