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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이른바 ‘알바’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노동계급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정규직이 노동계급에서 ‘제1계급’이라면 제2계급인 비정규직에 이어, 이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생계형 알바’ 계층들이 ‘제3의 계급’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주당 36시간 미만 노동자는 1997년 152만명에서 지난해 257만명으로 7년 사이 100만명 넘게 늘었다. 취업을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계형 알바가 전체 아르바이트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이들 생계형 알바의 등장은 청년실업과 신자유주의, 고용 없는 성장의 우울한 그늘을 보여준다. 일자리를 얻기 힘든 젊은이들이 알바로 몰리고, 알바의 직종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들은 차별의 상징인 비정규직들보다 더욱 열악한 현실 속에서 차별대우와 불합리한 처우로 고통받고 있다.

취업희망자 60% “일자리 못구해 아르바이트”
장사 안되면 화풀이…이유 안댄채 “그만 나와”
취약한 근로감독탓 부당대우 구제받기 어려워

‘알바생’ 김인범(가명·20)씨는 오늘도 호프집 매니저에게 욕설을 들었다. 돈 주고 사온 얼음을 멋대로 3개 이상 물에 넣었다는 이유였다. 이런 일 말고도 욕먹을 일은 많다. 손님들이 음식을 다 먹었는데 접시를 빨리 안 치우거나, 장사가 안돼도 화풀이 대상이 돼 욕먹는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때만이 아니다. 튀김을 튀기다가 기름에 팔을 데어도 구급약으로 대충 문지르기만 할 뿐이다. 이때에도 주인은 음식이 안 쏟아졌는지를 더 중요하게 살핀다.

가장 힘든 일은 사장-매니저-정규직-알바 순으로 이어진 철저한 ‘서열’ 때문에 윗분들 눈치를 봐야 하는 점이다. 고졸 학력으로 취직이 힘든 상황에서 집에 눈치가 보여 아르바이트를 계속할 수밖에 없지만, 항상 ‘알바는 오래 할 것이 못 된다’는 생각만 곱씹는다.

김성민(가명·26)씨는 월·수·금요일마다 한 출입국사무소에서 수화물 보조 알바를 하고 있다. 짐을 검사하는 엑스레이대에 물건을 올려주는 단순한 일이다. 예전에는 일주일 내내 일했으나 어떤 사람이 ‘빽’을 써서 들어오는 바람에 일감이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때 아르바이트는 ‘파리 목숨’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199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온 뒤 취직이 힘들어 계속 아르바이트만 전전하고 있다.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넣어보지만, 취직은 남의 이야기만 같다.

윤수안(30)씨는 대학을 중퇴한 뒤 거주지인 광주광역시와 서울을 오가며 아르바이트만 전전한다. 여러 조립공장을 거쳤고, 지금은 홈쇼핑 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저녁 7시30분에서 새벽 4시30분까지 일하고 시급 5천원을 받는다. 알바는 연장근무 수당도 없는데다 어느날 갑자기 이유 없이 잘리기 일쑤다. 생활이 힘든 것은 물론이다. 이제 30대에 접어들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처지에 대한 불안감이 부쩍 커졌다.

아르바이트. 예전에는 용돈벌이 정도로 인식되던 이 직업군이 이제 우리나라의 주요 직업군으로 떠올랐다. 통계청 통계로 10월 기준 주당 근로시간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38만여명. 이 가운데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인구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취업인구의 10%를 훌쩍 넘는 수치다.

무엇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 ‘취직이 힘들어서’를 꼽는 이른바 ‘생계형 알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취업포털업체 인크루트가 최근 취업 희망자 10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8%(635명)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규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취업이 여의치 않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59.8%(380명)에 이르렀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특히 ‘생계형 아르바이터(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많은 아르바이터들이 불합리한 노동조건 속에서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닌 채 착취당하고 있으며, 임금 체불, 폭언, 폭행 등에 시달리고 있다. 최저임금 3100원에 못미치는 저임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비정규직보다도 훨씬 못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불합리한 처우를 받을 경우 구제받을 방법도 많지 않고 구제 절차를 밟는다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해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 측면에서 기업들이 시장 수요에 맞춰 즉각 변화가 가능한 고용체계를 원하다 보니 파트타임 노동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공급 측면에선 전일제 노동을 희망하지만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취업대기 상태에 있는 계층이 늘면서 아르바이트 인구가 늘고 있다”며 “법적으로 아르바이트도 상용직과의 노동시간에 비례해 처우를 해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데다 근로감독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노동자 11% 차지 ‘직업군’ 형성 ...... 여전히 “알바는 원래 열악” 인식

‘알바’의 증가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한 추세로 자리잡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일주일에 18시간 미만을 일하는 노동자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33만9천명에서 2004년 73만3천명으로 7년 만에 갑절 넘게 늘어났다. 이들은 주5일 근무제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시간 남짓 일하는 노동자로, 대다수가 임시직이나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추정된다. 일주일에 18시간 이상 36시간 미만 일하는 노동자의 상당수도 아르바이트로 추정되는데, 2002년 168만4천명, 2003년 176만9천명, 2004년 183만9천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이들은 지난해 말 현재 257만2천명으로 200만명 선을 훌쩍 넘었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7년 7.2%에서 지난해 말 11.4%까지 크게 올라갔다.

이처럼 ‘알바’가 급증하는 까닭은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난으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데다, 기업들이 직원을 뽑을 때 비용이 많이 드는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특히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시간 근로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노동자는 정규직 일자리를 못 구하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기업은 정규직이나 상용직보다는 그때마다 수요에 맞춰 단시간 노동자를 쓰는 방식으로 변화한 인력운용 패턴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단시간 노동자들이 전체 취업자의 10%를 넘어 이제는 하나의 직업군을 형성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이들의 처우는 밑바닥 수준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최근 서울지역 대학생 335명을 대상으로 벌인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7.69시간으로 통상 노동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27%가 임금 체불을 당한 적이 있고 18%는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1%는 휴일·야간근로를 하고도 가산임금을 받지 못했다. 일을 하다가 다친 경우도 14%나 됐지만 산재보험 보상을 받은 사례는 전혀 없었다. 사업주가 치료비를 부담한 경우는 26%뿐이었다. 특히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41%의 응답자가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26%는 ‘일을 그만뒀다’고 대답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는 으레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고 생각해 자신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알바’들이 착취를 당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는 아르바이트생 다수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일년에 두 차례씩 방학기간 동안 근로감독을 벌이고 있지만, 위반사항이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뿐 엄격한 행정제재는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아르바이트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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