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노동OK 2006.04.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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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개발? 쉴 시간도 없어요”
2006-04-24 오후 3:14:26 게재

직업훈련 못하는 이유 대부분 “시간부족”
장시간 근로·기업 투자마인드 부재가 원인

#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F회사는 종업원이 90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200억원대의 내실 있는 외국계 업체다.
한 모씨는 올해로 11년째 이 회사에 다니면서 제대로 된 직업훈련이나 기능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워낙 정신없이 돌아가는 작업일정 때문에 능력개발은커녕 여가생활이나 휴식도 제대로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외국계 업체여서 1994년부터 주5일제를 도입했지만 실제로는 토요일도 특근 형태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평일에는 아침 8시30분까지 출근해 작업에 들어가면 중간에 10분간 휴식한 후 12시30분까지 오전 작업을 계속한다.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정상근로를 모두 마치지만 한 씨는 여기서 작업을 끝내고 퇴근할 수가 없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오후 6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연장근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씨는 “여가생활이나 능력개발에 대한 요구도 있지만 젊을 때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며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똑 같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일요일을 뺀 나머지 6일을 연장·특근 등 엄청난 일을 하다 보니 임금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회사 심 모 노조위원장은 “젊은 직원들 일부가 임금이 적더라도 연장근무를 안하고 여가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당장 생활이 있기 때문에 연장근무를 자청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노조차원에서 회사에 직무능력개발과 여가생활 등에 대해 얘기를 꺼내봤지만 오히려 직원들이 큰 요구가 없다고 한다.

◆연간 2340시간의 장시간 노동 = 대한민국 근로자는 피곤하다. 세계 최장인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근로자의 휴식과 자기개발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인이다. 주40시간 근무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근로시간 단축은 아직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노동부가 5인이상 사업체 7438곳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2005년 연간 총근로시간은 2341시간으로 전년대비 1.1%가 단축됐다. 월 평균 근로시간은 195.1시간, 주당 44.9시간에 달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근로시간으로 독일(1467시간)이나 영국(1711시간)은 물론이고, 미국(1821시간), 일본(1836시간)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특히 2004년부터 법정근로시간이 주40시간으로 줄어들면서 정상근로시간은 주당 40.9시간으로 전년보다 1.7%가 줄었지만 연장·야간근로 등 초과근로가 주당 4.1시간으로 전년대비 5.4%가 늘었다.
기업들이 줄어든 법정근로시간에 따라 부족한 일손을 신규인력 채용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연장 및 야간근로 등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도 5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월평균 근로시간이 183.6시간으로 전년대비 3.8%P가 감소한 반면 30인~100인 사업장의 경우 204.1시간으로 오히려 0.4%P가 늘었다.
◆직업훈련 불참원인 “시간부족” = 이처럼 장시간 노동이 쉽사리 줄어들지 않으면서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 참여도 제한받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5000가구 18세 이상 성인 9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업훈련 등 자기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시간부족’으로 조사됐다.
훈련 불참자의 53.7%가 ‘시간부족’을 주된 이유로 답변한 가운데 사업장에 취업한 근로자의 경우 무려 66.9%가 ‘시간부족’을 호소했다. 이는 취업하지 않은 응답자의 35.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근로자가 능력개발에 참여할 시간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 근로자가 능력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족부양’(7.6%), ‘훈련비용부담’(5.5%), ‘교육시간 불일치’(3.6%) 등이 뒤를 이었다.

◆인적자원개발은 비용이 아닌 투자 =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기업이 개별 근로자의 능력개발을 위해서 투자하는 비용은 대단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거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여서 근로자의 지속가능한 능력배가는 꿈조차 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컨대 종업원이 10~29명인 사업장의 경우 종업원 1인당 교육훈련비로 월 2600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6만1400원에 비해 1/24에 불과한 것이다.
장홍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할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며 “인적자원개발을 비용으로 접근하면 급변하는 경쟁시대에 기업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동계도 적극적인 관심 가져야 = 노동계도 직업능력개발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노동운동은 기업단위 노조차원의 임금·근로조건 개선에 주력하면서 노조원의 직무향상 등을 상대적으로 등한시 했다.
심재정 한국노총 부천상담소장은 “지금까지 직업훈련은 사용자가 으레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며 “노동운동도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노조원들의 요구를 수용해 일상적인 훈련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 소장은 올해 처음으로 노동부가 지원하는 노사공동훈련 시범사업에 부천상공회의소와 함께 참여해 5월부터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우선 40개 안팎의 부천지역 사업장에서 1명씩 사람을 선발해 근로자들의 훈련요구를 사업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훈련위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임준택 화학노련 정책실장은 “일부 소속 사업장에서 3조3교대를 4조3교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여유시간을 확보해 유급훈련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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