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뉴스

맞벌이로 항상 육아문제가 고민이었던 여성 직장인 A씨. A씨는 통상 근로자가 임신.육아 등 사유로 1년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청구`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회사 대표와 상의 끝에 당분간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일하고, 1년 뒤에 다시 풀타임으로 일하기로 했다.

A씨는 "근로자가 자신의 사정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직장문화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위 사례는 고용노동부가 24일 입법예고한 `근로시간 단축 청구 제도`가 시행될 경우 볼 수 있는 직장 모습이다.

◇시간제 근로자 부당한 연장근로 거부 가능

시간제 근로자는 앞으로 부당한 연장근로 근무지시를 거부할 수 있고 통상 근로자와 차별받지 않는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간제 근로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24일 입법 예고했다. 법률안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의 초과 근로는 1주에 12시간 이내로 제한되고, 시간제 근로자는 부당한 연장근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사업주는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로를 시킬 때는 가산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업주는 시간제 근로자라는 이유로 사업장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와 차별적인 처우를 하면 안 된다.

시간제 근로자가 부당한 차별을 받을 때는 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게 했으며, 사업주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적용할 근로조건을 취업규칙에 정하도록 했다.

사업주가 통상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는 통상 근로를 희망하는 기존 시간제 근로자에게 지원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사업주는 시간제 근로자가 통상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는 근속연수, 자격요건 등 전환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통상 근로자는 임신.육아, 간병, 점진적 퇴직, 직무훈련, 질병 등 사유가 있을 때 1년 범위 내(노사합의로 추가연장 가능)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상 이유가 있을 경우 사업주가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시간제 근로자 고용에 따른 사업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건비.컨설팅 지원, 직업능력개발 훈련, 구인.구직지원 등을 강화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입법예고안에 대해 국민과 노사단체 등 의견을 수렴한 후 정부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2008년 8.1%, 2009년 8.2%, 지난해 9.2%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현재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계 "과도한 보호…재검토돼야"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시간제 근로자 차별을 막는 `시간제 근로자 보호 및 지원법` 제정안이 입법예고된 데 대해 "고용비용을 높이고, 인력운용 경직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경총은 "근무형태를 다양하게 만들어 고용창출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경직적인 고용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시간제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조정 권리를 과도하게 보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 이내 연장 근로에도 가산 수당을 지급하는 규정은 가산 수당의 기본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는 오히려 연장근로 시간 자체가 줄어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 권리를 임신, 육아, 간병, 점진적 퇴직, 직무 훈련, 질병 등 사유로 선진국보다 광범위하게 보장하면서도 근로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주 재량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인력운용 비효율성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총 관계자는 "근로자 자율적 의지로 선택 가능한 직무훈련이나 점진적 퇴직사유까지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시간제 근로가 활성화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과도한 근로자 권리 보호조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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