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뉴스

진방스틸 이어 한국공항공사 해고자들도 승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없는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정리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0일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으로 정리해고된 한국공항공사 노동자 14명이 낸 해고무효확인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노사가 체결한 고용안정협약을 깨고 정리해고된 16명의 진방스틸 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공항공사 사건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른 무리한 정리해고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08년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세우고 69개 공공기관의 인원 1만9000명을 감축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공항공사는 218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항공사는 2009년 말 소방·장비·청원경찰 등의 인력을 외주화하기로 하고 소방·장비 인력에 대해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이모씨 등 15명에게 해고 통보했다. 이에 이씨 등 14명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항공사는 2009년까지 매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바로 정리해고를 통해 인원을 감축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정리해고 시 노사합의를 하도록 한 단체협약도 지키지 않았다”며 “무리한 정부 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한 불법 해고”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2일 노사 간 고용안정협약을 깨고 단행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철강제품 제조·판매 회사인 진방스틸 노사는 2007년 진방스틸 인수예정자인 한국주철관공업과 “인수 뒤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회사는 2008~2009년 노동자 26명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이에 해고자 16명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서울고법은 항소심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사 인수 뒤 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할 심각한 재정적 위기가 도래했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급박한 경영상 변화가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안정협약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김태욱 변호사는 “고용안전협약이 직접적으로 인정되면서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그동안 법원이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성에 대해 회사의 도산·파산뿐 아니라 경영합리화 조치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해석해왔다면 최근 판결은 경영상의 필요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판결이 잇달아 나오면서 노동계는 대규모 정리해고로 장기간 갈등을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170명을 정리해고한 한진중공업은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해외공장(필리핀 수빅 조선소)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해고는 노사 간의 협약을 어긴 부당한 정리해고”라며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흑자를 봤고 정리해고 직후 174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기 때문에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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