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뉴스

경영위기 사유 엄격히 따져 / 사례 비슷한 한진중에 주목

노사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고용안정협약을 맺은 상태에서 회사가 실시한 정리해고는 부당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경북 포항의 철강제품 제조·판매 회사인 진방스틸 노동자 16명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권씨 등 16명의 해고는 부당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중노위의 상고 이유가 원심 판결의 법령위반이나 판례변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며 심리불속행(추가 심리나 별도의 판단 없이 원심을 확정하는 것) 기각했다.

금속노조 진방스틸지회는 회사가 매각된 지난 2007년 진방스틸 및 인수예정자인 한국주철관공업과 “인수 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 2008년 11월과 2009년 3월 노동자 26명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됐고 1심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하지만 올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회사 인수 뒤 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할 심각한 재정적 위기가 도래했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급박한 경영상 변화가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안정협약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법률원의 김태욱 변호사는 “그동안 법원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일반 민사계약의 신의성실 원칙을 정리해고에 대해서만 유독 인정하지 않았다”며 “정리해고 과정에서 고용안정협약의 효력을 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진방스틸 사례는 지난 2월 170명을 정리해고 해 노사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비슷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 2007년 3월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 지난해 2월엔 ‘구조조정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고용안정협약을 맺은 바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이 되면 한진중공업 문제를 원점에 놓고 다시 살펴보겠다’고 약속한 만큼,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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