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뉴스

“형식적 계약 애초 무효… 퇴직금 지급하라”

 

위탁근무 형태로 일하는 가스검침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이겼다. 거액의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매달 소액의 퇴직금을 대신 지급해온 사측의 편법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52단독 김예영 판사는 송모씨 등 6명이 ㄱ사 대표 이모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반면 이씨가 낸 반소(反訴·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송씨 등에게 퇴직금과 연차수당 5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ㄱ사는 2000년부터 서울도시가스에서 은평구의 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해왔다. 그러다 2009년 6월 위탁관계가 종료되면서 폐업했다.

 

송씨 등은 이때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퇴직금을 매달 나눠서 이미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입사 때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라 월급에 퇴직금을 조금씩 보태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월급에서 이 돈을 빼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송씨 등은 결국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송 진행 중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 대해 퇴직금 분할 약정 자체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다만 매달 지급한 퇴직금 역시 부당이득에 해당돼 수령액의 절반을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을 근거로 사측은 송씨 등을 상대로 “먼저 지급된 돈을 반환하라”며 맞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선지급된 퇴직금이 부당이득으로 인정되려면 당사자 간 퇴직금 지급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처럼 나중에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해 분할 약정 형식만 취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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