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뉴스

법원, 올 인상분 반영 않고 “깎자”

 

법원 청소노동자들이 ‘법정 최저임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지난 17일 정오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행정법원, 가정법원에서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 74명이 법원 정문 근처에서 집회를 열었다. 법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루 두 번씩 법원 정문과 동문, 별관 정문, 교대역 앞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소 업무의 특성상 집회에 나설 시간이 많지 않아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준비한 손팻말 등을 들고 “법원은 법을 지켜라”라는 구호를 외친 뒤,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급하게 먹고 다시 청소도구를 들고 업무에 복귀했다.

 

18일 점심시간에도 법원 앞에서 청소노동자의 1인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1인시위에 나선 박아무개(60)씨는 “법원이 청소노동자들의 1월 급여를 법정 최저임금보다 적게 줬다”며 “오죽하면 노동자들이 법원을 상대로 시위를 하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출근한다는 박씨가 지난달 받은 월급은 4대보험을 빼고 92만원이다. 기본급 85만9000원에 식대와 연차수당 등을 더한 액수다. 이는 2011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4320원을 적용했을 때 청소노동자들이 받아야 할 기본급인 90만2000원보다 4만3000원이 부족한 액수다.

 

법원 청소노동자들이 1월에 받은 기본급은 2010년 최저임금인 4110원을 적용해 산정된 액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정규직여성노조 고등법원지부 안혜숙(47) 지부장은 “올해 최저임금이 5.1% 올랐는데, 법원은 용역업체에 ‘예산이 부족하다’며 2.29%만 올려주겠다고 했다”며 “법정 최저임금이 있는데도 법원이 이를 지키지 않고 예산 타령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한 청소노동자는 “한 달에 4만3000원이면 1년에 50만원이 넘는다”며 “우리처럼 밥값이 아까워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돈”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법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까지 설날에 받아온 ‘떡값’ 5만원도 올해는 받지 못했다.

 

법원 청소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시간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노동자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출근시간이 오전 6시45분, 퇴근시간이 오후 3시30분으로 돼 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새벽 5시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퇴근 뒤에도 하루 두 사람씩 오후 5시까지 대기 근무를 하고, 한 달에 두 번은 토요일에 대청소를 한다. 한 청소노동자는 “법원이 다른 곳보다 근무환경이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등법원 관리과 관계자는 “청소노동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중이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1702 임금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로 '망신' 2011.04.12
1701 대법원 "프리랜서 VJ도 근로자" ..출퇴근 근태관리 없어도 근로자 2011.03.30
1700 “해고 통지서 고의적으로 안받았다면 해고 적법” 2011.03.29
1699 "3천원때문에 버스기사 해고"..법원 복직 판결 2011.03.26
1698 대법 "위장폐업 후 부당해고, 사업주에 손해배상 책임" 2011.03.22
1697 법원, '근로계약 부동의' 해고는 정당 2011.03.21
1696 "파업, 심각한 손해 있어야 업무방해" 2011.03.17
1695 법원 "산재병원 의사 진료포상비 포함 퇴직금줘야" 2011.03.13
1694 근로자 정년 60세로 법제화한다 file 2011.02.28
1693 법원 “퇴직금 분할 편법지급은 불법” 2011.02.23
» 청소노동자 최저임금, 법원마저 안 지켰다 2011.02.20
1691 475명 임금 체불한 사장, 징역형 2011.02.16
1690 법원 "사내하청 근로자 2년 넘게 일하면 정규직" 판결 2011.02.11
1689 건설기계 노동자 임금체불 악순환 2011.01.28
1688 법원 " `노조 불인정' 공개발언, 부당노동행위" 2011.01.24
1687 법원 "'위탁계약' 대기업 콜센터직원도 근로자" 2011.01.19
1686 2010년 체불임금 1조원 돌파...근로현장은 ‘불공정 사회’ 2011.01.10
1685 노조가입 강제 ‘유니언 숍’ 효력 잃는다 2011.01.07
1684 남성 유급 육아휴가 의무화법 발의 2011.01.04
1683 올해부터 고용촉진지원금 20% 인상 2011.01.03
1682 올해부터 4대보험 고지서 한장에 낸다 2011.01.03
1681 내년 고용보험료 폭탄 터진다 2010.12.23
1680 대법 "정리해고 비판 현수막, 명예훼손 안돼" 2010.12.06
1679 "불규칙.초과근무 등도 업무상 재해 요인" 2010.12.05
1678 "학원강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수원지법> 2010.11.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2 Next
/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