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평균 노동 시간(2011년 기준)은 2090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2위다. 이는 미국(1704시간)·일본(1728시간)·독일(1406시간)보다 매우 긴 시간이다. OECD 평균(1776시간)에 비해 한국인은 40일을 더 일한다고 보면 된다.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사는데, 노동시간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야근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야근을 인정받지 못해 '무료 노동'에 그친다는 점이다. 
 
대부분 회사가 일부러 출퇴근 기록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거나, 야근 시간의 일부만 입력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야근을 하더라도 근로자가 이를 입증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최근 근로자가 손쉽게 야근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노조)가 만든 '야근시계' 앱이다. 
 
  
▲ '야근시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퇴근시간 기록과 함께 이용자의 사진, GPS 위치, IP를 저장할 수 있다.
 
'야근시계' 앱은 개인적 출퇴근 기록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퇴근시 앱에서 퇴근 버튼을 누르면 연장근무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GPS 위치, 연결된 IP주소가 함께 기록되며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어 법적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매일 퇴근하기 전에 근무지에서 사진을 찍어, 야근을 입증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퇴근 기록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되며,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자동 전송 기능이 있어 조작 가능성을 줄였다. 
 
IT노조는 이 앱 설명서에서 "많은 IT노동자들은 '왜 우리의 야근은 공짜일까'라는 의문 속에서 일을 한다"면서 "공짜로 일을 한다면 그건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라고 지적했다. IT노조는 "간단한 노동부 진정 절차를 거치면 연장근로수당을 받아낼 수 있지만, (근무)증거를 가진 회사가 자료를 내줄 확률은 0%에 가깝다"면서 "우리 스스로 야근시간을 기록해서 증거자료로 활용하면 야근을 당연시 하는 분위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야근시간' 애플리케이션으로 기록한 퇴근 시간 정보를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노조
 
이 앱은 작년에 개발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노조가 이 앱을 사용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홈플러스 노조가 설립 다음날 이 앱을 이용해 기록한 야근시간을 근거로 연장근로수당 지급 청구소송을 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대표로 두 조합원의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3년치(1인당 약 1000만원)를 청구했다. 김국현 홈플러스 노조 선전부장은 "홈플러스에는 출퇴근 기록 시스템이 없다"면서 "'야근시계' 앱은 노동자가 연장근무를 입증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위력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자료를 제출한 경우는 최초라 법적 입증 자료로 인정받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IT노조도 "야근시계 앱 기록을 노동청에 증빙자료로 제출할 때, 그 인용은 최종적으로 감독관에 따라 결정되므로 자료가 인정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김 선전부장은 "회사가 출퇴근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자는 야근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서 "시간, 위치, IP, 사진까지 기록된 자료는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가 수첩에 기록한 출퇴근 시간이 증빙자료로 인정되기도 한다"면서 "IT기술을 이용해 객관적으로 기록된 정보이기 때문에 증빙자료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청구 소송을 맡은 강문대 변호사는 "출퇴근 카드를 회사차원에서 만드는 게 정상인데, 안해주면 이렇게라도 기록을 남겨야 한다"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증거를 만들었으니 판사가 감안해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