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에 장시간 노동, 때로는 상사의 과도한 폭언까지, 한국 노동자들의 삶은 고달프다. 매일매일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 과연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한국노총 부천상담소 홈페이지(nodong.kr)에는 이같은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특이한 게시판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름 하여 ‘회사를 맘껏 욕해봐!!’라는 제목의 게시판이다. 게시판 제목대로 부천상담소 홈페이지를 찾은 이들이 회사생활로 인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온갖 욕설로 푸는 곳이다. 심재정 한국노총 부천상담소장은 26일 “이곳은 마음의 근심을 풀 수 있는 ‘해우소’ 같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게시판 이름도 그런 목적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상사가 한 욕설과 폭행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것들이 유난히 많다. 그만큼 노동자들은 ‘인격적인 무시’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때문에 회사를 욕하라고 게시판도 열었지만 노동자들이 실제 쏟아놓는 ‘욕설’은 오히려 거의 없다. 이들이 인격적인 대우를 원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실제 한 누리꾼은 게시판에서 “우리 사장은 직원을 부르는 호칭은 무조건 ‘야’이며 사람을 무시하고 홀대하기 일쑤”라며 “정말 인격을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상식이하의 인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회사는 한 여직원이 1년 이상 있었던 사람이 절대 없는 회사”라고 소개하며 그 이유를 “직원에게 소리 지르고 욕하는 무식한 사람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사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불만’을 게시판에 올리는 일도 시원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올린 ‘불만’들을 읽다보면 스트레스가 절로 풀리기도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생산직과 사무직. 일하는 곳과 하는 일은 달라도 노동자들의 삶이 고달프기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심 소장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다보면 긴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잘리거나 나온 사람들이고 짧은 글들은 여전히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익명 게시판이지만 그마저도 올린 글들이 문제가 될까봐 가슴 졸이며 글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해 오는 경우도 많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오늘도 회사와 직장상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어떻게 할까? “회사를 맘껏 욕해봐!!”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1993-2006 매일노동뉴스 LaborToday.co.kr
이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
카톡으로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