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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총포럼 중단 경총포럼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알바연대
ⓒ 알바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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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했다. 10여명의 청년들이 지난 4월 2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이하 경총)가 주최한 '경총포럼'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고용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일자리 창출의 열쇠를 쥔 국내 대기업 경영자들의 대표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모인 자리였다. 

'재벌사장님들의 재산으로 알바를 구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양손에 들고 행사장에 난입한 이들은 '알바연대'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기습시위를 벌이며 이희범 경총회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알바연대의 기습시위로 행사는 1시간가량 중단됐다. 인터넷을 통해 긴급하게 보도된 시위사진 속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희범 경총회장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알바연대'는 지난 1월에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를 위해 출범한 단체다. 지난해 17대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청소노동자 김순자씨의 '최저임금 1만 원' 정책에 공감해 선거운동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주축이다. 약 200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금이 주요 재원이다.

최저임금 인상 반대하는 경총과 '맞짱' 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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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활빈당 경총규탄 알바연대 회원들이 경총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알바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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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연대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알바연대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1만 원이 2013년의 최저임금(4860원)의 두 배가 넘기 때문이다. 구교현 알바연대 집행위원장은 "OECD국가들의 최저임금 평균이 약 7.1달러이며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4인가구 최저생계비가 약 160만 원"이라며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OECD국가들의 평균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이 OECD평균은 돼야하고  최저생계비를 시급으로 산출하면 1만 원이 된다"고 '최저임금 1만 원'의 근거를 제시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단체인 경총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점도 흥미롭다. 매년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사용자단체인 경총과는 양대 노총 중 전투적인 민주노총이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올해는 '알바연대'가 먼저 경총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알바연대'는 지난 4월 17일 마포구 대흥동 경총사무실 앞에서 "재벌기업들의 수익은 최저임금의 수백만 알바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경총이 나서 최저임금 1만 원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양대 노총 대신 회원 수가 고작 200명인 '알바연대'가 경총 공격의 포문을 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과 노동계는 알바연대의 주장을 '임금의 최저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적극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3월 28일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의 GDP가 2만 달러라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2400만 원이고 이를 시간당 급여로 나눈 금액이 약 1만 원"이라며 '최저임금 1만 원' 주장에 공감했다.

노무법인 B&K의 임종호 대표노무사 역시 "최저임금 1만 원 주장이 금액 그대로 실현되기에는 기업부담이 있겠지만 당장의 기업부담이 있더라도 가장효과적인 경제적 격차 해소의 방법인 만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위원장 후보로 출마했던 이갑용 선거운동본부는 최저임금 1만 원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하며 알바연대의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알바연대의 주장이 최저임금의 결정과정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익명을 요구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은 "법정 최저임금이 너무 낮은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인수위가 밝힌 8%도 어렵다"고 의문을 제시했다.

계약서-사직서 동시에 써야 하는 알바노동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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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교현 알바연대 집행위원장
ⓒ 이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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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다. 이들의 권리가 어느 정도 보장받는가가 이 사회의 수준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금석이다."

구교현 알바연대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지난 4월 29일 늦은 오후에 방문한 마포의 알바연대 사무실은 5월 1일 '알바데이' 행사준비로 분주했다. 

알바연대의 주요 사업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는 운동과 함께 아르바이트 노동자 실태조사다. 실태조사 과정에서 27차례에 걸쳐 심야시간대에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을 방문해 현장 노동자들의 핍진한 목소리를 담아낸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일기'는 단연 압권이다.

대기업 정규직이 꿈이었지만 현실은 비둘기 시체를 치워야 했던 백스프(가명)라는 청년부터 IMF시기 직장을 잃고 10여년을 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50대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K씨까지. 근로계약서와 날짜를 공란으로 남겨둔 사직서를 함께 써야 하는 아르바이트의 노동자들의 현실이 담겨있다.    

'섬처럼 떠다니는 알바들'

알바는 자신의 사업장에 누가 함께 일하는지조차 모른다. 자신 앞 타임 알바의, 맞은편 같은 브랜드 편의점의 알바의 시급도 모른다. 그들은 따로 떨어진 섬처럼 일하고, 홀로 점주와 맞닥뜨린다.  - 격월간 <비정규노동> 2013 3.4월호. 이혜정의 글 중

알바연대는 '알바들의 수다(알수다)'라는 문화사업도 진행한다. 실태조사과정에서 만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장시간 저임금에 문화생활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인간적 유대마저 약해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자는 취지다.

구교현 집행위원장은 '알수다'의 의미를 "불안정 노동 속에 팔고 남은 삼각김밥을 먹으며 한 달에 한번 영화를 보기도 어려운 현실을 넘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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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 노동법' 강좌 알바연대 서포터인 권오상 노무사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을 강의하고 있다.
ⓒ 알바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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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노동권 교육인 '레알 노동법 강좌'로 이어진다. 근로계약서 작성부터 연장·야간수당계산, 부당해고에 대한 대응과 퇴직금 정산까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노동법 강좌는 알바연대 서포터즈를 자처한 노무사들이 맡았다.

알바연대에서 상담 팀을 맡고 있는 이혜정씨는 섬 같이 떨어진 알바들을 모아 대륙을 만들어 대기업, 정부로부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권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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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권리선언 5.1 알바데이에서 아르바이트 권리선언을 낭독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 이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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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세계노동절을 맞아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한국노총은 경총과 함께 노동절 마라톤을 개최했다. 그 시각 종각 뒤편 청계천에서는 200여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모인 제 1회 알바데이가 열리고 있었다.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몰린 양대 노총의 행사와는 달리 연대발언도 없는 단출한 집회였다.

"본사에서 점장님 월급까지 떼먹어 점장님께 미안해 주휴수당을 달라고도 못합니다. 그렇게 내가 일한 것 뺏어간 본사관리직원들은 억대연봉 받습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박전진씨의 발언에 주변이 숙연해졌다. 200여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편의점이며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커피전문점의 근무복을 입고 모였다. 자신들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살아가며 겪었던 아픔과 고통을 이야기했다. "알바로 생활하던 4년 동안 근로자의 날에 쉬었던 기억이 없다"는 몽실씨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오늘 같은 '알바데이'가 너무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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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1만원 5.1 알바데이를 마치고 행진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
ⓒ 이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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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데이 행사에 대해 권문석 알바연대 대변인은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내본 적이 없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알바노동자도 노동자다'라는 권리선언과 함께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세상에 외치는 자리"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기존 양대노총이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연대로 외연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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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알바데이' 알바연대가 주최한 5.1 '알바데이'에 참여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 이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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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참석자들 한켠에 머리 희끗한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눈에 띄었다. 허영구 전 부위원장은 알바연대 회원들 사이에 '순자(김순자 대표)와 영구'로 통할 정도로 친숙하다. 현재는 알바연대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허영구 전 부위원장은 "전체노동자들 대표하는 노총조직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 문제해결을 구호로 걸고 있지만 인력이나 예산의 투자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알바연대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허영구 전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소득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200만이 넘는 현실에서 "정규직 노조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노동운동의 토대가 아르바이트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옮겨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허영구 전 부위원장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 실업자등으로 노동운동의 외연이 넓어져야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공격하며 노동자들을 둘로 나누려는 자본의 공격으로부터 고립을 피할 수 있다"고 알바연대에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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