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근로와 휴게시간

금형사업체에 근무하는 노동자 홍길동씨는 상담소를 찾아와 1일 8시간 실근로 이후 작업물량이 밀리는 날에는 5~8시간 정도의 연장근로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단지 정규근로시간(8시간)중에 1시간의 식사시간 또는 자유시간만을 부여할 뿐, 8시간근로 이후 종업시간까지 5~8시간 중에 아무런 휴게시간이 없음을 하소연하였다. 금형사업장의 특성상 일정정도의 연장근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연장근무시간중 휴게시간이 너무 없어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휴게시간의 의미

휴게시간은 단순히 노동자의 심신의 회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사회적 문화적 생활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회사측 입장에서는 노동의 재생산을 꾀하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휴게시간이란, 노동자가 근로시간 중에 회사의 지휘감독으로부터 벗어나 근로의무에서 완전히 해방된 시간을 말한다. 

장시간근로

즉 실근로시간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는 임금지급의 의무가 없다. 다만, 회사로부터 언제 근로요구가 있을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대기하는 이른바 ‘대기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니므로 임금지급의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3.5.27. 선고, 92다24509).

휴게시간 부여 원칙 

근로기준법상 회사는 "근로시간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각종의 근로조건은 최저의 수준이므로 이를 풀어 해석한다면 ① 1일 4시간 미만의 근로제공에 대해서는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위법하지 않으며 ② 4시간의 근로제공에 대해서는 30분 ③ 8시간의 근로시간에 대하여는 최소한 1시간의 휴게시간이 부여되어야 함이 법규정상 명백하다.

휴게시간.png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면 휴게시간은?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와 ‘8시간인 경우’에는 각각 30분이상과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4시간을 초과한 경우’와 ‘8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대한 는 특별한 정함이 없다. 다만, 노동부 행정해석(1988.9.7, 근기 10254-13728)에서는 ‘실근로시간이 7시간40분인 경우(8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휴게시간을 30분이상 근로시간 도중에 실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음’이라고 하여 4시간 이상 8시간 미만의 근로에 대해서는 30분의 휴게시간부여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노동부 행정해석의 사례와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 제도 본래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④ 근로시간이 8시간 이상 12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1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⑤ 12시간 이상 16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1시간 30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⑥ 16시간 이상 20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2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 현재로써는 법률상 그럴 의무가 회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노동자 홍길동은 1일 5~8시간의 연장근로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는데 만족하고 연장근로시간중의 합당한 휴게시간을 청구할 법적 명분은 없는 꼴이다.

장시간 근로에 따른 휴게시간 기준 필요

근로기준법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사회가 주40시간제 실시를 통해 근로시간을 제한한 취지는 사용․종속관계하에서 근로하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한 것이었다. 아직도 우리사회가 주40시간제의 도입에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질 향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장시간근로에 따른 합리적인 휴게시간 보장방법과 기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제도적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관련 정보

Atachment
첨부파일 '2'
연관 검색어
이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
카톡으로 공유
  1. 1년 기간제 계약…최대 연차휴가는 26일 아닌11일

    1년 기간제(계약직) 근로자의 최대 연차휴가는 11일, 기존 11일+15일에서 15일은 안줘도 돼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최대 연차휴가는 11일이라는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21.10.14. 선고 2...
    2022.01.10 조회10168 file
    Read More
  2. 회사 대표가 회식 장소에서 여성 직원에게 헤드락을 한 것은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

    강제추행죄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성적인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 대표가 회식 장소에서 여성 직원에게 헤드락을 한 것은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
    2021.07.23 조회3162 file
    Read More
  3. 일자리 찾아온 구직자 성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 인정 여부

    채용 절차에 있는 구직자도 '성폭력처벌법'상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해당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는 ‘업무상 위력 등...
    2024.04.18 조회859 file
    Read More
  4. 경영성과급은 임금인가?

    생산성격려금·초과이익분배금 등 경영성과급에 대한 법원의 입장 법원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해당 안돼" 판결 2018년, 대법원은 한국감정원·한국공항공사의 경영평가성과급이 퇴직금액...
    2024.04.18 조회2058 file
    Read More
  5. 복지포인트는 임금일까?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은 물론 임금도 아니다 대법원 다수, ‘근로복지’ 개념 등을 근거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부정 복지포인트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복지포인트를 부여하면 정해진 사용처에서 물품...
    2024.04.18 조회11345 file
    Read More
  6. 임신중 유해요소 노출로 심장질환아 출산했다면 산재 해당

    임신중 유해요소 노출로 심장질환아 출산했다면 산재 해당 '태아 건상손상'을 이유로 산재 인정한 최초 판례 여성근로자가 임신 중 사업장의 유해인자로 인해 태아의 건강이 손상돼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
    2024.04.18 조회238 file
    Read More
  7.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개별근로자 동의도 필요

    임금피크제 도입, 노조 동의해도 근로자 동의하지 않으면 적용 안돼 “회사에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려 합니다.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이 동의했습니다. 이 경우 저도 어쩔 수 없이 임금피크...
    2024.04.18 조회3504 file
    Read More
  8. 기간제 근로계약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공백기간의 의미 산업현장에서는 사업장 필요에 따라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024.04.18 조회4268 file
    Read More
  9.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간접고용 행태 제동 걸다

    대법원, "외주업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사용자는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 외주업체 소속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 직원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2019.08.29. 선고, 2017다219072)....
    2024.04.18 조회1247 file
    Read More
  10. 프리랜서가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자성' 계약 형식 보다, 근로 실질 제공 판단 MBC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부당해고’가 주는 의미 최근 법원은 문화방송(MBC)이 계약직 아나운서에게 계약만료를 이유로 행한 계약종료 통보는 ...
    2024.04.17 조회1466 file
    Read More
  11. 헌법재판소로 간 최저임금 논란

    최저임금 결정과정과 인상률 적정성 놓고 공방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헌법재판소로 간 최저임금 논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지금도 여전히 최저임금 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다. 문재인 정...
    2024.04.17 조회1065 file
    Read More
  12.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

    스트레스와 업무상 재해 여부 현대사회에서 노동자는 증가하는 업무량과 경쟁·실적에 대한 중압감으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는 비단 고객응대가 주 업무인 감정노동자나 영업직노동자에게만 국한된 것...
    2024.04.17 조회1519 file
    Read More
  13. 회사 임직원 부당노동행위, 회사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은 위헌

    회사 지시받아 ‘직원’이 부당노동행위, 지시한 회사까지 무조건 동반 처벌하는 것은 위헌 사용자가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현행 노동...
    2024.04.17 조회1930 file
    Read More
  14. ‘묻지마!’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더 이상 안된다

    ‘묻지마!’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더 이상 안된다 근로계약, 사규, 인사규정, 복무규율 변경…사용자 동의방식 고민필요 “현장에서 작업 중인데, 인사팀 관리자가 종이 쪼가리를 들고 오더니 ...
    2024.04.16 조회3543 file
    Read More
  15. 근로계약서, 법, 사규, 단체협약이 서로 다를 때 우선순위는?

    ‘상위법 우선’ 원칙과 함께 근로자에게 ‘유리한 조건 우선’ 적용 사업주와 근로자가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기간 내내 양 당사자를 규율하는 많은 규범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규범은 사업주와...
    2024.04.16 조회24387 file
    Read More
  16. 육아 때문에 휴일·교대 근무 거부했다고 해고한 것은 무효

    “계약의무 거부, 해고 합리적” vs “두 아이 양육, 초번근무 어려워” 수습직원의 자녀 양육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근무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회사가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2024.04.16 조회1017 file
    Read More
  17. 통상임금 소송, 신의칙 위반 판단기준 엄격...지불여력 있으면 지급해야

    통상임금소송, 신의칙 위반 판단기준 엄격해져 기아차·시영운수 판결…통상임금 재산정해도 지불여력 있으니 지급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한 법정수당 추가 청구가 신의칙 위반이 아니라는 법...
    2024.04.16 조회677 file
    Read More
  18. 출퇴근 빙판길 낙상사고는 산재!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후, 2018년부터 출퇴근 중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 재택근무 사례가 심심치 않게 소개되지만, 일터로의 ‘출퇴근’은 근로자의 업무수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
    2024.04.16 조회2441 file
    Read More
  19. 공정성이 결여된 채용절차의 위법성 그리고 사용자의 손해배상 의무

    채용비리에 따른 피해자 정신적 고통 배상해야 직원채용의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자율성 내지 재량성은 어디까지나 관련 법규 및 인사관리규정 및 채용계획 등 피고 내부의 규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
    2024.04.16 조회1830 file
    Read More
  20. 직원들이 수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기업의 영업의 자유 VS 근로자의 행동자유권, 법원의 선택은? 캐나다의 한 골프장에서 웨이트리스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해고됐다. 회사는 여성직원의 경우 유니폼 셔츠...
    2024.04.16 조회2373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