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심재정 2009.04.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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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은 2002년 ○○택시회사에 입사하였고, 단체협약에서 ‘회사는 운전직 근로자 중 회사에 종사하는 전체 근로자를 노동조합원으로 하는 유니온숍을 인정한다.’는 이른바 ‘유니온숍’ 협정에 따라 조합원이 되었고 이후 노조간부로 활동하였다.

노조간부로 활동하던 홍길동은 노동조합 집행부의 일방적 노조운영, 부적절한 회계 및 재정문제에 불만을 갖고 노동조합을 탈퇴하기로 마음먹고, 2008년 5월 노동조합에 탈퇴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노동조합은 홍길동의 노조탈퇴 사실을 게시판에 공지하였고, 회사는 홍길동의 노조탈퇴 이후 더 이상 급여에서 노조비를 공제하지 않았다.

홍길동은 노조탈퇴 이후 2008년 9월 노동조합 집행부의 부적절한 노조운영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노조게시판에 게시하였고, 회사는 노동조합의 요청을 받아 별도의 조치없이 홍길동을 단체협약의 유니온숍 협정에 따라 즉시 해고하였다.

 

유니온숍(Union Shop) 협정이란, 노동조합의 조직유지와 단결력 강화를 위하여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자에게 특정노조 가입을 강제하는 반면, 조합원 자격을 상실(단, 제명된 경우는 제외)한 때에는 사용자가 해고의무를 부담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2호에서는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3분의 2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경우, 노동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유니온샵 협정을 노사합의로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홍길동의 해고사건은 단체협약에서 “종업원은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는 ‘유니온샵’의 조직형태를 합의하였으나, 노동조합 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한 해고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 사용자는 당연히 노동조합 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해 해고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와 만약 사용자의 해고의무가 있다고 본다면 노동자가 노조 미가입 또는 탈퇴하는 경우 해고될 수 있음을 별도로 고지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판례에서는 “유니온숍 협정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강제의 한 수단으로서 근로자가 대표성을 갖춘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에 유니온숍 협정에 따라 근로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어야만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가 있다. 다만, 단체협약상의 유니온숍 협정에 의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는 단체협약상의 채무일 뿐이고, 이러한 채무의 불이행 자체가 바로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1998.03.24, 대법 96누 16070)고 하면서 사용자의 해고의무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다만 사용자가 해고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같은 사건에 대해 하급심(서울고법 95구37003, 1996. 9. 20)에서는 “유니온숍 제도의 법적성격을 보면, 사용자의 금지행위인 부당노동행위의 예외조항으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탈퇴를 고용조건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로 논하지 않겠다는데 지나지 않았으므로 이는 소극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사항이지, (해고의무 규정이) 단협상 명시되지 않은 사항까지 적극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해고 이행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지만, 이는 대법원에서 기각되었다.

 

따라서 단체협약에서 “종업원은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는 유니온샵 규정을 두고 있다면, 비록 노동조합 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한 사용자의 해고조항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용자는 유니온샵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미 노동조합 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한 해고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사용자는 노조 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한 해고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은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헌법적 취지에서 마땅히 옹호되어야 할 사항이다. 단결할 권리가 대체적으로 단결하지 않을 권리보다 노동자에게 유리하다는 노동자 보호취지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노조미가입자 또는 탈퇴자에 대한 사용자의 해고의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항변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는지 여부는 다른 문제이다. 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심각히 초래하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되어야 하고, 노조 미가입 또는 탈퇴 문제가 곧 고용관계 존속의 절대적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노사간 적법하게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니온숍 협정에 근거하여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단체협약 이행에 따른 일반해고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상 복무규율 기타 직장질서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행하는 징계해고와는 그 사안을 달리하는 것(노동부 행정해석 : 노사관계법제팀-475, 2008. 2. 4)이므로, 반드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상의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유니온숍 협정에 체결되어 있는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노조를 탈퇴한 경우라면 사용자는 지체없이 해당 노동자에게 동 협정에 따라 해고할 수 밖에 없음을 알려 주어야 하며, 이와 같은 고지에도 근로자가 노조탈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는 때에는 단체협약에 따라 해고할 의무가 있다는 다수의 노동부 행정해석(노동조합과-1807, 2005. 7. 4. ; 노조01254-1336, 1994. 10. 11.)을 감안한다면, ○○택시회사가 홍길동에게 노조탈퇴시 해고될 수 있다는 별도의 고지를 하지 않고 곧바로 해고를 단행한 것은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볼 수 있다.

 

결국 ○○택시회사는 단체협약에 의한 유니온 샵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을 탈퇴한 홍길동에 대해 해고권한을 갖는다고 볼 수 있지만, 해고 이전에 ○○택시회사가 홍길동에게 회사가 해고할 수 밖에 없음을 알리고 홍길동이 노조탈퇴 철회의 기회 내지 항변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즉시 해고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홍길동은 회사의 해고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고 이와 같이 주장하여 부당해고 및 원직복직을 명령받았다.

 

[한국노총 신문 / 2009.4 ] 

 

한국노총 부천상담소 소장 심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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