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심재정 2007.04.08 22:44
http://www.nodong.or.kr/406916 조회 수 13607 추천 수 0 댓글 0

가정을 가진 여성의 취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문제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일부 여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야기되는 시점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라는 사실은 각종 통계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흔히 M자형 그래프라고 하는데 꺽은 선이 나타나는 시점이 바로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보육이 시작되는 시점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여성노동자의 권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육아휴직 등 여성이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다. 여성노동자의 출산휴가가 90일까지 확대되었고, 여성만 사용가능하던 육아휴직이 남성까지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1년의 한도내에서 매월 50만원씩의 육아휴직급여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직장내 탁아시설을 마련하면 무이자에 가까운 시설비용을 융자하는가 하면 직장내 탁아시설의 보육교사에 대한 인건비까지 정부가 지원해준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06년 전국적으로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한 여성이 5만명에 미치지 못하고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한 사람은 1만5천명에 미달한다. 더구나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는 전국적으로 300여명 안팍에 불과하다.

이렇게 법·제도상으로 여성이 가정과 직장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이 날로 확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체감정도는 미비하고 M자형 그래프는 변할 줄 모른다.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장내의 근무환경 때문이다. 법·제도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기는 하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사업주나 상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이를 이기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성노동자가 마음놓고 가정과 직장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각종의 세제감면이나 장려금제도 등 기업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양성평등한 출산문화를 만들지 않고는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조만간 또 하나의 모성보호정책이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여성노동자가 출산하는 경우 남편에게도 3일간의 출산휴가를 부여하는 제도가 얼마 전 입법예고된 것이다. 남편 출산휴가제는 이미 일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도입하여 실시하는 제도로써 남성 노동자의 직장·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하고 새로운 양성평등한 출산문화를 마련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일부에서는 유급휴가로 의무화해야 하고 휴가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진일보된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사회에서 양성평등한 출산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만큼은 크다. 출산에 대해 이제 남성도 책임을 지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남편의 출산휴가제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노총 부천상담소 소장 심재정

[부천헤럴드 / 2007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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