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심재정 2006.04.05 10:20
http://www.nodong.or.kr/406914 조회 수 13365 추천 수 0 댓글 0
300인 규모의 제조업 사업장의 사무직노동자가 회사측의 당직수당제도 변경조치에 따른 심층상담을 요청해왔다. 내용인즉, 회사에서는 10여년전부터 취업규칙에 별도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내부방침으로 사무직노동자의 당직근무(비상사태 등에 대비하는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 단속적 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기준으로 지급해왔는데, 이를 정액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 노사 협의사항인지 아니면 노사 협의없이 회사가 임의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인지를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이 사안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직수당이 비록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로 명시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노사간에 상당기간동안 관행적으로 지급되어온 금품으로써 노사 당사자간에 채권채무의 효력이 있는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볼 수 있는가를 먼저 판단해보아야 한다. 판례는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근거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에 의한 것이든 그 금품의 지급이 사용자의 방침이나 관행에 따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노사간에 그 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된 경우처럼 노동관행에 의한 것이든 무방하다.”(1997.5.28 대법 96누15084 외 다수)며 노사관행에 의한 근로조건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개별근로계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한 근로조건과 동일시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2002.4.23 대법 2000다50701)고 하였다.

따라서 비록 취업규칙 등에 명시화되어 있지 않지만, ‘회사내부의 공식적인 결제과정을 거쳐 완성된 방침’이 있고 이러한 내부방침에 근거하여 노사간에 10여년간 이러한 관행이 확립되어 실시되어 왔다면, 사례의 당직수당제도는 근로조건으로써 합당한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음으로, 노사관행에 의한 근로조건의 변경은 어떠한 변경절차를 거쳐야 할까.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사관행에 의한 근로조건의 변경도 이러한 취업규칙 변경절차에 준하여 처리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행정해석에서는 “회사의 급여규정(취업규칙)에서 상여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침에 따른다’고 규정하였으나, 별도의 지침을 규정함이 없이 그동안 상여금 지급율을 500%씩 관행적으로 지급하였다면 동 관행은 근로조건화 되었다고 볼 수 있음. 관행으로 근로조건화된 상여금 지급률 등 근로조건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변경절차를 거쳐야”(2000.06.20, 근기 68207-1873)한다고 하고 있고, “종사근로자에 대하여 그간 장교경력을 100% 군복무 경력으로 인정하여 임금을 지급해 왔다면 동 관행은 근로조건화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호봉의 재산정)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의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과반수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사료됨”(2002.02.24, 근기 68207-217)한다고 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비록 취업규칙 등에 명시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회사내부 방침 등에 근거하여 상당정도 장기간 노사관행화된 근로조건의 변경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서 정한 취업규칙 개정의 절차를 거쳐야 그 변경의 효력이 인정된다 하겠다.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회사의 필요성만을 강조하여 일방적으로 기존의 근로조건을 하향변경하는 것은 노사간의 분쟁을 야기하는 것으로 신중히 판단하여 합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한국노총 부천상담소 소장 심재정

[ 매일노동뉴스 / 2006년 2월 27일] <노동법119>

Who's 심재정

profile

일하는 사람이 당당할 수 있는 사회, 진실을 향한 작은 용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한국노총 부천상담소 / 노동OK
032-653-7051 /   nodong1234@paran.com
http://www.facebook.com/jaejeong.sim


List of Articles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시론 '검투사 샐러리맨을 위하여' file 상담소 2016.03.22 726
노동법 수습, 신입해고 이렇게 대응합시다. file 상담소 2016.03.22 2417
노동법 초단시간 노동자 수 역대최고. file 상담소 2015.03.24 2077
노동법 2015년 최저임금 이건 알고 가자~ file 상담소 2015.02.23 3973
노동법 한겨레 8월 27일자 [세상 읽기] 백혈병 산재 판결과 기울어진 법정 / 정정훈 상담소 2014.08.27 2642
시론 소득주도 사회와 생활임금 심재정 2014.03.03 1397
노동법 무급 휴직명령의 정당성 심재정 2010.01.30 20099
노동법 유니온샵과 사용자의 해고의무 심재정 2009.04.30 15652
시론 노블레스 오블리주 심재정 2007.05.17 17893
시론 노동절에 대한 짧은 생각 심재정 2007.05.05 13259
노동법 월급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는지 심재정 2007.04.27 13615
시론 샐러던트(Saladent) 민심 심재정 2007.04.19 13263
시론 남편의 출산휴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심재정 2007.04.08 13598
시론 해고이야기 ... 바쁠수록 돌아가자 심재정 2007.04.05 10481
노동법 노사관행에 의한 근로조건과 변경요건 심재정 2006.04.05 13365
노동법 장시간근로시 휴게시간 부여 기준이 명확해야 1 심재정 2006.02.27 27651
노동법 대체휴일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 심재정 2005.12.21 13976
노동법 하청사 임금 원청사에 청구할 수 있나? 심재정 2005.11.16 12121
노동법 당직근무에 대해 연장·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나 1 심재정 2005.10.18 20307
노동법 연차유급휴가 사용가능일수보다 부족한 기간을 근무하고 퇴직한 노동자의 연차수당 4 심재정 2005.09.12 14051
노동법 연봉총액에 포함된 퇴직금에 대한 노동부의 태도를 질타하며... 1 심재정 2005.08.11 30589
노동법 퇴직금 계산시 특별한 경우의 평균임금 산정 심재정 2005.06.09 12314
시론 경비원 김씨 아저씨 1 심재정 2005.04.23 12048
노동법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 정년 법제화해야 심재정 2005.04.07 11885
시론 실업률 3.5%, 믿으시나요? 심재정 2005.03.05 10509
노동법 체불임금정책, 지연이자제도 만으로는 부족하다 심재정 2005.02.03 11707
노동법 노동관행이 근로계약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심재정 2004.12.23 13176
시론 팬택의 노사와 부천시의 노사 심재정 2004.12.18 11437
노동법 경영성과급여와 개인성과급여의 임금여부 심재정 2004.11.03 14578
시론 '퇴직금제도의 새로운 변화'에 부쳐 심재정 2004.08.28 11495
노동법 회사의 부도·폐업시 해고수당 못 받나 심재정 2004.08.19 18821
시론 주5일제의 명암 심재정 2004.07.17 11145
노동법 연월차휴가의 근무일 대체사용에 대해 심재정 2004.06.17 13174
시론 '국민연금의 8가지 비밀'은 옳은가? 심재정 2004.06.12 11277
시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해야 심재정 2004.04.24 9546
노동법 전직금지 계약과 직업선택의 자유 심재정 2004.04.22 12738
시론 나의 투표 기준 심재정 2004.04.10 9935
시론 기업과 노동조합의 정치자금은 동일한가 심재정 2004.03.06 10227
노동법 상여금 매월 균등분할 지급시 통상임금 포함여부 3 심재정 2004.02.26 18559
시론 위장취업자과 청년인턴 심재정 2004.02.07 10375
시론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심재정 2004.01.03 11215
노동법 노동조합 설립신고제도 문제없나? 심재정 2003.12.04 11120
시론 용돈연금으로 전락하는 국민연금 심재정 2003.11.21 10416
시론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 있나 심재정 2003.10.21 10747
시론 근로자 자녀 양육문제는 지역사회의 몫 심재정 2003.09.20 10493
시론 이건희 회장보다 내가 행복한 이유 심재정 2003.09.01 10466
시론 시급 2,510원의 경제학 심재정 2003.08.09 9821
시론 더 이상 미룰수 없는 비정규직 문제 심재정 2003.07.12 94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