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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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제도의 새로운 변화, 퇴직연금제 도입


우리나라에서 퇴직금 제도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5.16 군사정부가 들어선 1961년도이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의 일이다. 그전에는 해고된 노동자에 대해서만 해고수당으로 30일분의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만 있었는데, 이러한 제도가 5.16 군사정부에 의해 해고뿐만아니라 노동자의 일반적인 자발적 퇴직에 대해서도 적용되도록 확장되었던 것이다. 


첫 시행당시에는 30인이상의 노동자가 고용된 사업장에 대해서만 적용되었던 퇴직금제도는 점차 발전해서 1989년에 이르러 현재처럼 5인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 의무적용되도록 확대되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퇴직금은 회사가 노동자의 퇴직에 대비하여 재직중 적립하였던 임금을 퇴직후 지급받는 법정 후불임금이다. 비록 사회보장의 성격과 공로보상적인 성격이 포함되어 있지만, 회사와 노동자의 관계에 있어서는 일한 것에 대한 댓가로서 퇴직후에만 지불된다는 점에서 다른 임금들과 차이가 있다. 


퇴직연금.png


그리고 퇴직금은 직장인들의 유일한 희망으로서 퇴직후 사업자금이나 주택자금, 노후자금 등 일정한 생활유지를 위한 목돈으로 활용되었다. 한때 '퇴직금을 바라보며 직장생활한다'고 할정도로 직장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노동시장의 변화와 함께 직장인의 직장생활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과거에 비해 노동자의 재직기간이 짧아지고, 임금체계에서도 연봉제가 확산되고, 잦은 기업도산 등으로 기업생명력이 단축되는 이른바 '사회적 구조조정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퇴직금도 이러한 시대변화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IMF 구제금융당시에는 그동안 법적인 퇴직금 요건보다 나은 누진제도를 채택했던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를 법적인 수준으로 대부분 낮추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서구의 연봉제도가 무분별하게 도입, 확산되었고 이과정에서 1년마다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아 소액 생활자금으로 쉽게 활용되어 버리고 있다. 그동안 직장인의 든든한 목돈으로 인식되어졌던 퇴직금이 노동시장의 변화속에서 소액 생활자금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퇴직금제도는 불혹의 나이를 넘어,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도전을 맞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골자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하였다. 기존의 퇴직금제도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들이 선택적으로 기존의 퇴직금제도보다 새로운 퇴직금연금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퇴직연금2.png


이러한 퇴직연금제도는 노동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고 이미 용돈연금으로 전락한 국민연금을 보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진일보된 제도라는데 대해서는 별 이론이 없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중인 퇴직연금제도 역시 현행 퇴직금 제도의 맹점인 5인미만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5인미만의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단지 재직하는 회사의 규모가 작다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적용받지 못해왔다. 5인미만의 영세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적용(퇴직금 포함)은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1989년이후 10여년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염원사항이다.


법,제도적으로 영세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는 현행 퇴직금제도의 과감한 개혁없이는 중소영세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우수한 생산인력이 퇴직금제도도 적용받지 못하는 영세사업장에 취업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진정 노동자의 노후생활안정에 대한 의지가 있고 비정규직, 영세사업장노동자에 대한 차별해소를 원한다면 우선 5인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는 현행 퇴직금제도를 5인미만사업장까지 확대적용한 후, 퇴직연금제 도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재처럼 노동시장의 부익부빈익빈을 조장하는 형태의 퇴직연금제라면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사회적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것이라는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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