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2004.07.17 00:00
조회 수 11264 추천 수 1 댓글 0

주5일제의 명암


지난 1일부터 주5일제가 실시되었다. 비록 금융기관과 공기업, 1000명이상 사업장이라는 제한된 영역만 의무적용되고 여타의 사업장은 의무적용대상이 아니지만, 의무적용대상이 아닌 일부의 사업장들도 주5일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하거나 또는 본격실시를 위한 준비단계로 격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이틀의 휴일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고된 노동을 끝낸 후의 꿀같은 휴식이라는 차원도 있지만, 개인의 취미와 능력을 계발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내의 결속력을 높힐 수 있게 되었다. 일부의 직장인들은 투잡스(two jobs)족으로 화려한 변신을 통해 다양한 사회경험과 함께 경제적 목적까지 취하기도 한다.

주5일제는 단순한 직장인들만의 휴일 확대를 넘어 사회서비스 사업에 있어 사업패턴의 변경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들어 가족단위 고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발 빠른 사업전략을 채택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도태된다는 위기의식하에 각종의 가족단위 사업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는 사업들은 줄어드는 영업일수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우리사회가 조금씩 주5일제 사회로 변화되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주5일제1.png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주5일제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경우에는 임금축소나 변경에 따른 우려가 있고, 이와 맞물려 여가 및 레저활동 시간 증대에 따른 소비지출 상대적 증가는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업종의 회사에서는 주5일제로 엄청난 이윤을 얻게 됨에도 불구하고 종사자의 건강과 휴식, 최소한의 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악용해 주40시간을 주6일로 편성하고 고정 연장근로, 주말집중노동, 각종 행사와 바겐세일, 무임금 조기출근 등 변칙·변형근로제를 실시하여 종사자들에게 더욱 강도높은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서비스업종의 직장인들은 "인력충원이 되지 않는 주5일제는 노동조건 저하만을 가져올 뿐"이라는 하소연마저 마다하지 않는다.


주5일제2.png


당초 주5일제 실시가 처음으로 사회공론화된 2001년도만해도 그 목적은 '일자리창출'과 '삶의질 향상' 이었다. IMF구제금융이후 높아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안으로 주5일제가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를 통해 추진하게 된 것이다. 주5일제 실시로 내수진작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경기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더욱이 300만명이상의 일자리창출을 통해 대량실업문제를 억제하고 사회적 혼란과 양극화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 주5일제가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것이다.


그런데 노사정 주체는 막상 주5일제 입법과정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만 단축에만 역점을 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활동을 소흘리 하였다. 수레바퀴의 한쪽을 빠트린 것이다. 정부는 최근들어 기존에 '주5일제'를 대대적으로 선전·홍보하더니 이제와서는 슬그머니 '주5일제가 아니라 주40시간제이다'라며 말을 바꾸고 있다. 


변형된 주6일제근무도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주5일제에 따른 고용창출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지만 고작 '일자리창출'이라는 정책활동에 불과할 뿐, 인력충원을 위한 입법활동에는 관심이 없다. 놓쳐버린 또다른 수레바퀴를 찾아야한다.

주5일제3.png


"차라리 주5일제가 없는 게 낫다"고 입을 모으는 서비스업 종사 직장인들에게 여가시간의 활용이나 재충전이라는 단어는 의미 없는 이야기다.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짓는 서비스업 직장인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력충원을 위한 법제정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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