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2003.11.21 00:00
조회 수 10536 추천 수 1 댓글 0

우리사회가 노령화되어가면서 직장인들에게 있어 가장 큰 걱정은 '내가 노후생활을 얼마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 전통적인 노후 대책은 자손이었다. 젊어서 열심히 자손을 가르치면 그 자손이 성장하여 부모를 봉양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시스템이 무너진지 오래다. 도시화, 핵가족화, 출산율저하는 전통적인 가족시스템을 무너트리고 말았다. 이와 더불어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사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도 한 몫을 했다.

직장인들에겐 정년퇴직이후 퇴직금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IMF이후 사실상 평생직장의 개념이 파괴되고 이직율이 증가할 뿐아니라 최근에는 퇴직금중간정산마저 확대되면서 퇴직금으로 노후 소득보장을 담보할수 없게 되었다. 


특히 퇴직금은 그 적립여부가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회사가 도산될 경우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퇴직금을 못받는 경우까지 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일반 보험시장에서 연금보험이나 종신보험에 등에 가입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느정도 생활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한달 벌어 한달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있어서는 아직 거리가 있다.


국민연금-소득대체율.png


이런 까닭에서 직장인들에게서 매달 납부하는 국민연금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28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연금법을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조만간 국회에 입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의 주요내용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60%에서 2008년까지 50%로 인하하고,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2030년까지 15.9%까지 무려 77%를 인상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험료는 더 많이 걷고 차후 연금액수는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예전부터 노동계뿐만 아니라, 농민, 여성,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정부의 국민연금법 개정시도를  '개악'이라고 단정하고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여왔다.


이미 지난 1998년에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춘지 5년만에 또다시 50%로 낮춘다는 것은 사회공적보험제도인 국민연금제도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도 연금가입기 간을 고려하면 실제 수령하는 연금액은 자기 소득의 30%에 불과하고, 금액으로는 약 40만원선이다. 


지금도 연금수준이 낮은 판에 어찌 여기서 더 낮춘다 말인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연금을 용돈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공약(公約)한바 있는데, 집권1년도 안되서 그것이 공약(空約)이 되버린 것이다. 


국민연금은-용돈연금.png


별다른 노후 생계수단이 없는 근로자들과 농민, 도시서민에게 젊었을 때는 뼈빠지게 일해서 골병들고, 늙어서는 엄혹한 시장체제에서 노인빈민층으로 전락할 것을 정부가 강요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돈과 권력을 가진사람들에게 국민연금은 별 대수롭지 않은 귀찮은 것이 되겠지만 근로자,농민,도시빈민에게는 국민연금이 법과 제도적으로 보장된 유일한 노후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명분이 없어 보인다.

국민연금 보험료도 문제다. 올해의 보험료 체납액은 3조3천억원인데 이중 지역가입자들의 체납이 2조 7천억원에 달하는 82%이고 직장가입자들의 체납은 6천억원으로 18%정도라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지역가입자들 특히 고소득 자영업자의 체납과 불성실 소득신고부분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들 체납액만 제대로 관리한다면 굳이 보험료율을 77%나 대폭적으로 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을 가장 필요로 하지만 낮은 소득으로 인해 실제로는 국민연금에 포괄되기 어려운 계층이 농어민, 도시서민, 미가입 빈곤계층들이다. 이들의 연금보험료를 정부가 국고로 지원하고 그 재원마련을 위해 외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직접세를 징수한다면 사회공적부조제도로써의 국민연금제도 본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수 있을 것이다.

국민 특히 우리 사회의 골간을 이루는 근로자,농어민,도시서민의 노후생활을 위해 마련된 국민연금제도가 용돈연금제도로 전락하는 모습과 그것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이 오히려 용돈연금으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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