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2003.09.01 00:00
조회 수 10563 추천 수 2 댓글 0

어제 언론에서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개인의 재산만 1조 4천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올해에도 우리나라 최고의 부호라고 보도가 있었다. 이건희 회장의 1조 4천억원 재산은 월200만원 봉급생활자가 자신의 월급을 한푼도 안쓰고 7만년동안 모아야만 마련할 수 있는 재산이다.


현생인류의 시조인 호모사피엔스가 7만년전에 살었다고 하니, 이건희 회사의 재산은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는 말그대로 자본이 중심인 사회이니만큼 사업가로써 그만큼 성공한 사람이 없다는 세간의 평가가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자신의 부롤 축적해 가는 과정에 있어 다른 사람에게 아픔과 고통을 준다면 이것은 되짚어볼 일이라 생각한다. 
얼마전 부천의 다니던 회사로부터 해고된 3명의 주부근로자들이 상담소를 찾아와 해고의 부당함을 호소하였다. 삼성,엘지 등 주요가전업체의 협력회사에서 근무한 주부근로자들은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서 "나가달라"는 해고통보를 받았다. 



이건희-재산


최근 가전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매일 잔업과 휴일근로까지 하면서 간신히 물량을 맞추었던 상황이라 회사측의 해고통보는 주부근로자들에게 맑은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일이었다.

회사의 사장은 직접적으로 해고이유에 대한 설명을 피했지만, 중간관리자들을 통해서는 '주부사원들은 각종 사회보험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같은부서의 근로자 중 미혼여성 근로자들을 제외한 주부근로자들만 해고된 것이었다. 회사측의 해고이유를 전해들은 근로자들은 사업주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호소하였다. 왜냐면 해고되기 얼마전까지만 해도 회사 전체근로자 30여명은 얼마전까지 그럭저럭 살던 사장이 새로 장만하였다는 상동 아파트의 집들이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힘겹게 살던 사장은 최근 상동의 고급아파트를 구입하였고 게다가 그럭저럭 쓸만하던 자동차를 걷어치우고 6천만원하는 국내최고가의 차량으로 자동차까지 바꾼 것을 목격하였기 때문입니다.

정리해고 눈물


해고근로자들은 회사를 운영하다가 정말로 경영상 어려움이 있으면 해고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수없이 인정할 수 있겠지만, 회사가 전혀 경영상 어려움이 없고 사업주의 재산은 이리저리 불려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몇푼되는 사회보험료가 걱정되어 그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한 자신들을 해고한 사업주에 대해 서운함을 넘어 분노하였다. 


해고 이후 왠만해서는 해고수당을 청구하는 정도로 처리할까도 생각하였지만, 사장의 잘못된 경영태도를 바로잡고 또다른 근로자들의 피해와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법적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주부근로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자동차의 부실 및 매각으로 인해 수많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직장에서 내몰았던 책임이 세월이 지났다고 하여 잊혀질 일은 아니다. 지난 99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삼성자동차 등 부실기업의 부채는 재벌 총수의 사재로 해결한다고 합의하였음에도 이것을 지키지 않았고, 결국 자신의 재산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편법적으로 가족에게 양도하였다는 여론의 질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1조4천억원의 재산, 어느 중소기업사장이 아둥바둥 마련한 재산속에는 그들에 의해 자신의 삶과 생계의 터전에서 쫓겨나야했던 수많은 근로자들의 눈물이 있었음 생각해볼 때, 내세울 재산 별로 없는 내가 때론 행복하기도 하다면 너무 역설일까.


2003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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