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건 따라잡기

“휴게시간에 휴식·대기했다면 해당시간 임금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 2017.12.13. 선고, 2016다243078).


경비직 ‘근로시간 줄여 휴게시간 늘리기’에 제동

대법원 “휴게시간에 휴식·대기했다면 해당시간 임금 지급해야” 

올해 부쩍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상담이 늘었다. 상담의 주된 내용은 휴게시간 문제다. 사용자인 입주자대표회의나 용역회사 사장이 임금총액을 그대로 두면서 휴게시간만 늘린다는 것이다. 이같은 행태에 대해 경비노동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인상된 최저임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한다.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기존 근로시간 일부를 줄이고 휴게시간을 늘리는 행위 자체가 법위반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63조는 ‘법정근로시간’, ‘휴게 및 휴일’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근로자를 명시했다. 동법 제63조에 따라 근로시간 및 휴게·휴일 적용이 배제되는 근로자의 대표적인 예가 경비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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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적·단속적’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는 동법 제63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 승인을 얻으면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과 무관하게 근로를 시킬 수 있다. 그래서 법정근로시간 이외 시간외근로를 시켜도 가산수당 지급의무가 없다. 또 1주간 소정근로일을 만근한 노동자에게 주휴일을 부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휴일근로를 한 경우에도 휴일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경비업무외 부가업무 강도 세면 근기법 제63조 적용 안돼
 
감시단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근기법에서 근로시간 및 휴게·휴일 규정 적용을 배제한 이유는 사업의 성질 또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다. 경비업무는 다른 업무와 비교해 노동의 강도 및 밀도가 낮고, 신체적 피로나 정신적 긴장이 적기 때문에 예외를 인정하더라도 노동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아파트 경비원은 감시업무 이외 부가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특히 부가업무로 인해 노동 강도·밀도가 높아지고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긴장을 가져온다면, 근기법 제63조를 적용할 수 없다. 업무내용에 대한 고려없이 외관만을 이유로 근로시간 및 휴게·휴일 적용을 배제한다면, 감시단속 종사자에 한해 권리를 제한하겠다는 동법 제63조 입법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한 경비노동자 상담사례 대부분은 근로시간을 줄이고, 딱 그만큼 휴게시간으로 돌렸음에도 휴게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늘어난 휴게시간에도 순찰을 돌거나, 민원전화를 받고, 차량입출입을 관리하며, 부재중인 입주민의 택배를 대신 받아 보관하는 등 근로시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 이런 이유로 상담을 의뢰한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근무시간표상 휴게시간은 ‘그림의 떡’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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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시간에 휴식·대기했다면 해당시간 임금 지급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판례는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취업규칙에 정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해, 해당 휴게시간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시간이라고 주장하며, 사용자를 상대로 휴게시간에 대한 임금을 청구한 사건이다(대법원 2017.12.13. 선고, 2016다243078).
 
대법원 판결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파트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에 근로를 제공했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대기했다면, 초과근무와 대기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은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의 상담사례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휴게시간임에도 휴게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순찰·민원전화응대·차량출입관리 업무 등 근로를 제공한 경우와 사정이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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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및 당사자 주장=원고들은 아파트 경비원이고, 피고는 해당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다. 격일제로 근무한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18시간이고, 휴게시간은 총 6시간이다. 점심 1시간(12:00~13:00), 저녁 1시간(18:00~19:00), 야간휴게 4시간(24:00~04:00) 등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격일 18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했다.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로 6일중 4일은 야간휴게시간에 1시간씩 순찰업무를 수행했다. 피고는 휴게실을 설치하고, 경비원들로 하여금 휴게시간중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고들은 휴게시간(6시간)에도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했거나 경비실에서 대기했기 때문에 6시간에 대한 추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이 경비실에서 휴게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이는 자발적인 것일 뿐이고, 이에 대한 피고의 지휘·감독은 없었으므로 근로시간이 아니고, 임금지급의무도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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