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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2016다32193 임금등
판결법원 대법원
판결선고 2017.2.15.

노동조합이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사용자와 체결한 경우,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사건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6다32193 판결 [임금등]

판시사항

[1] 단체협약 규정의 해석 방법

[2] 노동조합이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사용자와 체결한 경우,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소극)

[3]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없이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만으로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법률관계 당사자 간 상대방에 대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5]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시행에 대비하여 노동조합 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 7. 1.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적용에 대하여 임금협상이 끝날 때까지 최저임금 적용을 유예하고, 회사는 단체협약이 만료되었더라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기존의 단체협약이 계속 유효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그 후 갑 회사와 노동조합이 새로운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면서 시행 시기를 위 조항의 시행일로 소급하고 그동안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이 지급되었음을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정하였는데, 갑 회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을 등이 갑 회사를 상대로 위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과 갑 회사가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의 을 등에 대한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가 위 합의와 새로운 단체협약 등의 체결만으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을 등의 청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행사로 볼 수도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

[2] 노동조합이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사용자와 체결한 경우에,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조합원이나 근로자에 대해서만 생길 뿐,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효력이 미칠 여지가 없다.

[3]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

[4]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법률관계 당사자 간 상대방에 대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하고, 그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5]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시행에 대비하여 노동조합 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 7. 1.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적용에 대하여 임금협상이 끝날 때까지 최저임금 적용을 유예하고, 회사는 단체협약이 만료되었더라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기존의 단체협약이 계속 유효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그 후 갑 회사와 노동조합이 새로운 단체협약 등(이하 ‘변경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면서 시행 시기를 위 조항의 시행일로 소급하고 그동안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이 지급되었음을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정하였는데, 갑 회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을 등이 갑 회사를 상대로 위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과 갑 회사가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합의의 내용은 위 조항의 시행에 따른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위 조항에 의한 최저임금 상당 임금의 지급을 잠정적으로 유예하는 취지에 불과할 뿐, 최저임금 상당 임금의 지급 여부 자체를 후속 단체협약에 따라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고, 달리 갑 회사와 노동조합이 위 합의 당시 추후 체결될 단체협약의 효력 발생 시기를 위 조항의 시행일로 소급하기로 미리 약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합의와 변경협약이 하나의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거나 위 합의 당시 이미 변경협약의 내용과 같은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변경협약이 위 합의와는 별개의 단체협약에 해당하는 사정에 비추어, 변경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의 경우에는 변경협약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며, 나머지 근로자의 경우에도 변경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위 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함으로써 그들에게 귀속된 최저임금 상당 임금에 대하여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아니한 이상, 노동조합이 변경협약만으로 그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는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갑 회사의 을 등에 대한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가 위 합의와 변경협약의 체결만으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을 등의 청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행사로 볼 수도 없다고 한 사례.

판결내용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시에서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피고는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하여금 1일 총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납부하게 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수입으로 하는 방식인 이른바 사납금 제도를 운영하여 왔다.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조직된 ○○교통 노동조합과 피고가 2007년 체결한 임금협정 및 2009년 체결한 단체협약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은 ‘1일 7시간 20분, 주 44시간, 월 만근 25일’, 차종별 1일 사납금은 ‘48,000원 또는 54,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나. 한편 2007.12.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 조항’이라고 한다)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임금으로 한정함으로써 초과운송수입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으며, 그 시행 시기는 시 지역의 경우 2010.7.1.이었다. 이에 따라 ○○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피고는 2010.7.1.부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 ○○교통 노동조합 등의 위임을 받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경주지부와 피고가 포함된 사용자 측은 2010년 5월경부터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에 대비한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자, 노동조합 측과 사용자 측은 2010.7.29. ‘2010.7.1.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적용에 대하여 현재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최저임금 적용을 유예한다’, ‘조합원·비조합원 누구를 막론하고 최저임금 지급을 요구할 시는 노·사가 공동 노력하여 설득하여야 한다’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 및 ‘회사는 단체협약이 만료되었더라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기존의 단체협약이 계속 유효한 것으로 한다’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 보충합의(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라. 그 후 피고와 ○○교통 노동조합은 2012.10.30. 2012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보충임금협정(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변경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변경협약의 내용을 보면, 소정근로시간은 기존보다 단축된 ‘1일 3시간 20분, 주 20시간, 월 만근 25일’로 정하고, 1일 사납금은 5,000원을 인상하고, 임금은 총액을 기준으로 월 100,000원을 인상하며, 그 시행 시기를 2010.7.1.로 소급하되, 임금 및 사납금 인상분은 2012.12.1.부터 적용하고, ‘이 사건 변경협약이 소급 적용됨에 따라 그동안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이 지급되었음’을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마. 원고들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원고들 중 일부는 이 사건 변경협약이 체결되기 이전에 퇴직하였다.

2. 원고들의 청구원인과 원심의 판단

가. 원고들의 청구원인

1) 피고는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시행된 2010.7.1.부터 이 사건 변경협약이 체결되기 직전인 2012.10.29.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법률 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2) 아울러 피고는 그처럼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만이 반영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중간정산퇴직금을 산정하여 원고들 중 일부에게 지급하였다.

3) 그렇다면 피고는 ①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과 피고가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 또는 이에 더하여 ② 그 임금 차액까지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퇴직금·중간정산퇴직금과 피고가 실제로 지급한 퇴직금·중간정산퇴직금의 차액(이하 이를 통틀어 ‘최저임금 차액 등’이라고 한다)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심의 판단

1)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저임금 차액 등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의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는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이 체결됨으로써 모두 소멸하였다.

가)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에 대비한 단체교섭을 진행할 당시, 노사는 택시운전근로자가 선호하는 사납금 제도와 임금 총액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이고 사납금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

나) 그리하여 노사는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일인 2010.7.1.까지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자, 일단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2010.7.1. 이후의 최저임금 관련 내용은 나중에 최종 타결될 단체협약에 따르기로 한 후, 이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고 사납금 및 고정급을 인상하는 내용인 이 사건 변경협약을 체결하였다. 즉 2010.7.1. 이후의 최저임금 관련 내용은 이 사건 합의 당시에 이미 이 사건 변경협약의 내용대로 적용하기로 정해진 것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은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에 따라 체결된 새로운 하나의 단체협약에 해당하여 서로 분리될 수 없다.

라) 한편 이 사건 변경협약은 합의 내용을 2010.7.1.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그동안의 고정급 및 사납금 인상분은 서로 청구하지 않고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이 지급된 것으로 함’을 명시하였다.

마) 그런데 이 사건 변경협약과 일체를 이루는 이 사건 합의 당시에는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따른 원고들의 구체적인 임금청구권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위와 같이 피고의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를 소멸시키는 합의 내용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바) 나아가 이 사건 변경협약의 효력은 원고들이 모두 재직하고 있던 시기에 체결된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변경협약이 체결되기 이전에 퇴직한 일부 원고들에게도 미친다.

3) 설령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에 의하여 피고의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가 소멸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청구는 피고의 정당한 신의에 반하는 권리행사여서 허용될 수 없다.

가) 사납금 인상에 따른 초과운송수입금 감소 등의 이유로 조속한 단체교섭 타결을 원하지 않았던 원고들이 단체교섭 기간 동안 종전의 사납금만 납부하고 이를 뺀 초과운송수입금을 계속 취득하면서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따른 고정급의 인상을 요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뒤늦게 최저임금 차액 등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었다.

나)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은 전체적으로 보아 기존의 단체협약에 비하여 원고들에게 불리하지 않으며, 원고들의 실질적인 임금 총액도 줄지 않았다.

다)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종전의 소정근로시간과 사납금을 기준으로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을 지급할 경우 피고는 영업 손실로 말미암아 도산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다른 택시운전근로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원고들에게만 최저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형평에도 반한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에 관하여

1)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의 내용은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에 따른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이 사건 법률 조항에 의한 최저임금 상당 임금의 지급을 잠정적으로 유예하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그 최저임금 상당 임금의 지급 여부 자체를 후속 단체협약에 따라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와 ○○교통 노동조합이 이 사건 합의 당시에 추후 체결될 단체협약의 효력 발생 시기를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시행된 2010.7.1.로 소급하기로 미리 약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이 하나의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합의 당시에 이미 이 사건 변경협약의 내용과 같은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노동조합이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사용자와 체결한 경우에, 이러한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조합원이나 근로자에 대해서만 생길 뿐,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그 효력이 미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02.5.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0.9.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변경협약이 이 사건 합의와는 별개의 단체협약에 해당하는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이 사건 변경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에는 이 사건 변경협약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며, ②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에도 이 사건 변경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이 사건 법률 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함으로써 위 원고들에게 귀속된 최저임금 상당 임금에 대하여 위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아니한 이상, ○○교통 노동조합이 이 사건 변경협약만으로 그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는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국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가 이 사건 합의와 이 사건 변경협약의 체결만으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그와 달리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협약자치 원칙의 적용 범위나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1)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법률관계 당사자 간 상대방에 대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하고, 그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1991.12.10. 선고 91다3802 판결 등 참조).

2) 기록상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시행에 따른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이 지연된 데에 택시운전근로자 측 일방의 귀책사유만 있다거나 그 때문에 최저임금 차액 등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피고에게 공여하였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앞서 본 대로 피고의 최저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를 소멸시키는 합의 내용에 구속되지 아니하는 원고들이 이 사건 변경협약을 통하여 피고에게 어떠한 신의를 공여하였다고 할 수도 없는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시행되기 이전에 성실히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경영상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히 있었던 점, ④ ‘조합원·비조합원 누구를 막론하고 최저임금 지급을 요구할 시는 노·사가 공동 노력하여 설득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이 사건 합의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피고로서는 이 사건 변경협약 체결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근로자 측에서 최저임금 차액 등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여겨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청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행사로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원심이 들고 있는 피고의 경영상 위험이나 형평성 등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와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

3)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가 피고의 정당한 신의에 반하는 권리행사여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한 상고이유 주장 역시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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